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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결정적인 것은 ‘공정과 상식’이라는 핵심 가치의 붕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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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은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공직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자의적 지배를 거부하고 법과 제도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6개월 동안 자신의 말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대통령의 행위를 설명하는 데 있어 ‘격노(激怒)’라는 단어가 이렇게 자주 등장한 정부는 없었다. 인사(人事)도 대통령에 대한 충성, 대통령과의 친소(親疏)가 기준이 되다 보니 아무런 감동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인사는 대통령이 발신하는 중요한 메시지인데, 할 때마다 ‘검찰 라인’ ‘김건희 여사 라인’이라는 뒷말로 덮였다. 입바른 보고를 했다가 윤 대통령에게 “당신은 누굴 위해 일하는 거냐”라는 식의 말을 들은 용산의 참모들은 단명했다.윤 대통령을 지원했던 원로(元老)들은 어느 순간부터 고언(苦言)을 포기했다는 얘기도 들린다.‘명태균 파문’에 대한 대응, 하나만 봐도 지금의 대통령실로는 격랑을 헤쳐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여권의 한 인사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선조가 책봉한 공신 중에는 전장에서 싸웠던 장수보다 임금의 피란길을 따라갔던 수행원이 더 많이 포함됐다”면서 “윤 대통령 임기 중반을 맞는 지금 용산이 딱 그렇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명태균 이슈가 계속 굴러가는데도 손 놓고 있다가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파일을 공개한 야당에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특별감찰관 추천이나 ‘김건희 여사 문제 사과’로 수습을 모색할 국면도 이미 지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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